시중은행 위협하는 인터넷 은행…포용금융 취지 무색 [혼돈의 금융 ⑤]

최근 국내 금융 시장에서는 인터넷 은행과 기존 시중은행 간의 경쟁 구도가 심화되면서, 인터넷 은행의 설립 취지였던 ‘포용금융’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금융권의 ‘혼돈’을 가중시키는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1.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경쟁 구도 심화

  • 디지털 전환 가속화: 스마트폰 대중화와 비대면 금융 서비스 확산으로 인해 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시중은행들도 모바일 앱, 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 채널을 대폭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터넷은행의 강점이었던 ‘편의성’이 더 이상 독점적인 영역이 아니게 만들고 있습니다.
  • 제4 인터넷은행 출범 논의: 한국소호은행, 더존뱅크 등 제4 인터넷은행 출범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기존 3사(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는 물론 시중은행까지 새로운 경쟁 구도에 직면할 전망입니다. 일부 시중은행(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도 제4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참여를 검토하는 등 인터넷은행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 대출 경쟁: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모두 대출 자산을 늘리며 이자 이익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은행들은 수익성 높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집중하며 대출 잔액을 늘려왔습니다. 최근에는 금리 인하 기조로 대출금리 하락과 함께 순이자마진(NIM)도 하락하는 등 수익성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 ‘포용금융’ 취지 무색 논란

인터넷은행은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와 함께 **중·저신용자 등 금융 소외 계층에게도 대출 기회를 제공하는 ‘포용금융’**을 주요 설립 취지로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 주담대 등 담보대출 집중: 인터넷은행 3사는 ‘포용금융’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위험가중자산(RWA) 대비 수익성이 높은 주택담보대출 등 담보대출 비중을 크게 늘려왔습니다. 이로 인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확대라는 본래 목표와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미달: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에 ‘중·저신용자 신규 대출 비중 30% 이상’이라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일부 인터넷은행은 이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5년 1분기 기준, 토스뱅크는 34.3%로 목표를 초과 달성했지만, 케이뱅크는 신규 취급액 비중이 26.3%로 목표치에 미달했습니다 (잔액 기준으로는 3사 모두 3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남). 카카오뱅크는 신규 취급액 비중이 33.7%로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 높은 대출금리 및 연체율: 일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금리가 시중은행 대비 높은 경우가 있으며, 같은 신용도를 갖고도 인터넷은행별로 금리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시중은행 대비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건전성 관리에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3. 혼돈의 금융 시장과 향후 과제

현재 한국 금융 시장은 금리 인하 국면에서의 이자 이익 감소, 가계 대출 총량 관리 기조, 그리고 4차 인터넷은행 출범 논의 등 여러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터넷은행의 ‘포용금융’ 취지 변질 논란은 금융 당국과 시장 참여자 모두에게 중요한 숙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 인터넷은행의 역할 재정립: 인터넷은행은 혁신성과 편리성 외에 ‘포용금융’이라는 사회적 역할을 얼마나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지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 금융당국의 감독 강화: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 달성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그 외 포용금융 실천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 시중은행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은행의 강점을 흡수하며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금융 서비스 제공을 통해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인터넷은행은 기존 금융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지만, 경쟁 심화와 본래 취지였던 포용금융 실천에 대한 비판에 직면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